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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고양이 구출하고 입양보냈던 이야기

by 블루클락 2023. 11. 28.


목차





    몇 년 전 새끼 고양이를 구조한 일이 있습니다. 3마리의 아기 길고양이였는데 텃밭에 숨어서 어미를 찾으려고 며칠을 울고 있던 세 마리 고양이들을 데려와 뜻하지 않는 임보를 해야 했습니다. 막 눈을 뜨고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였는데 분유도 먹이고 키워서 입양 보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텃밭에서 구조한 새끼고양이 3남매 이야기.시간이 꽤 지났지만 귀여운 고양이 영상을 볼때마다 임보했었던 생각이 나네요.반말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새끼고양이 구출하고 입양보냈던 이야기

    몇 년 전 새끼 고양이를 구조한 일이 있습니다. 3마리의 아기 길고양이였는데 텃밭에 숨어서 어미를 찾으려고 며칠을 울고 있던 세 마리 고양이들을 데려와 뜻하지 않는 임보를 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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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끼고양이 구출하고 입양보냈던 이야기 

     

    몇 년 전 여름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머니께서 동네 앞산에 텃밭을 오랫동안 가꾸고 계시는데 평소에도 동물을 좋아해서 강아지도 오랫동안 키웠고 길고양이들 밥도 집 근처나 밭에서 꾸준히 주고 계셨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밭에 가보니 웬 고양이가 죽어있더라고 하셨다. 평소 본인이 밥 주는 길고양이인가 하고 봤지만 처음 보는 고양이가 죽어있길래 불쌍하다고 생각하시며 근처에 묻어 주셨다 한다.

     

     

    문제는 이틀 후에 발생했다 늘 그렇듯 밭에서 일하고 계신 어머니는 어디에서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새소리 인가 하고 별생각이 없이 밭일을 하고 있었다 했는데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계속 나길래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하셨다 한다.

     

    어머니가 계신 텃밭은 주말농장이라 주변에 밭이 많고 넓어 한참을 찾아다닌 끝에 어머니께서 농기구 두는 곳에서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를 찾았다 하셨다. 그제야 생각난 것이 이틀 전 죽은 고양이 새끼들이란 걸 알아차리셨다.

     

    새끼 고양이들이 어미가 죽은 줄도 모르고 그렇게 이틀 동안 울고 있었던 것이었다. 저렇게 모여있는 것을 어머니께서 발견하고 혹시 다른 곳으로 도망갈까 안쪽으로 옮겨놓으셨다.

     

    새끼고양이
    아기 길고양이

     

     

    그전에 혹시라도 그때 죽어있던 게 어미가 아닐지도 모르다는 생각에 하루를 저 상태로 두고 보았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 어미는 나타나지 않을 걸 보니 그때 죽어있던 고양이가 어미였던 모양이다.

     

    고민이 시작됐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강아지는 여러 마리를 길러봤지만 고양이는 처음이었다. 지금 2마리 키우고 있는 강아지도 한 마리는 선천적 간질에 인지력도 많이 떨어져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고 또 한 마리는 원인을 모르는 피부병에 늘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좁은 빌라에 어머니하고 강아지 2마리 나까지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고양이까지 거두기엔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죽어있던 게 어미 고양이인 것을 안 이상 새끼 고양이들을 텃밭에 그냥 방치할 수는 없었다. 그대로 텃밭에 두면 생존율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납치를 하듯 가방에 넣고 이동하려니까 새끼 고양이들은 계속 울면서 나오려고 하는데 집까지 오는데 꽤 애를 먹었다.나오려는 것을 집어넣으려 하니 조그만 입으로 하악질을 해댔다.

     

     

    집에 도착한 후 녀석들은 잠시 방안을 조심스럽게 보더니 집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좀 적응을 하더니 아기고양이가 3마리라 서로 장난치며 잘 지내는듯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고생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일단 없던 고양이 3마리가 늘어나니 강아지랑은 같이 둘 수 없어 따로 격리를 했다. 처음에는 냥이들이 경계가 심해 구석에만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적응이 되니 하나 둘 나오면서 방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새끼고양이-키우기
    새끼고양이 키우기

     

     

    우선 새끼 냥이들 몸 상태가 궁금해서 근처 동물 병원에 들렀다. 동물 병원에서는 아기들 상태를 보더니 큰 이상은 없고 괜찮다고 하면서 기생충 약을 먹어보고 설사가 없으면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 어려 아직 예방접종을 맞을 시기는 안되었다. 아기 고양이 성별은 암컷 2마리이고 수컷 1마리였다.

     

     

    새끼 고양이들은 강아지처럼 암수 구별이 쉽지가 않다고 하더라. 이제 생후 3주 정도가 됐다고 하는데 이도 나있고 걸음마를 막 시작하는 단계라 뒤뚱뒤뚱하면 걸어 다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다행히 눈곱도 끼지 않았고 보기에도 건강했다. 길고양이는 특히 새끼들은 눈병이 많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아픈데 없이 건강하니 다행이었다.

     

    오자마자 배고플까 고양이 캔을 주니까 잘 먹길래 안심이 되었다. 이런 녀석들이 텃밭에서 어미가 죽은 줄도 모르고 이틀 동안 그렇게 울어댔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짠하더라.너무 어려 목욕은 하지 못하고 물티슈로 잘 닦아주었다.

     

     

    아직 어린 녀석들이라 먹이로 사료는 힘들 것 같아 고양이 분유를 한동안 먹였다. 문제는 단순히 분유를 주는 게 아니라 어리다 보니 서너 시간마다 조금씩 나눠주는 것이 힘들었다. 새벽이 되면 새끼 냥이들이 밥 달라고 3마리가 우는데 정말 아기 키우는 게 이런 것인가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잠이 늘 부족했다. 처음에는 우유 먹이기가 쉽지 않았다.

     

    한동안 일어나서 새끼고양이 분유를 먹이는 게 일상이 돼버렸다. 컴컴한 새벽에 냥이들이 밥 달라고 울고 있으면 불을 켜보면 저렇게 3마리가 동시에 쳐다보고 있었다. 저렇게 쳐다보면서 작은 소리로 밥 달라고 `야옹야옹`하면 분유를 대령할 수밖에 없다.처음에는 분유량을 몰라 헤매었었는데 차츰 양을 조절해서 먹이니 골골거리며 잘 먹었었다.

     

    새끼고양이
    새끼고양이 구조

     

     

    처음 데려와서 박스에 넣어놓고 시간이 되면 분유를 주곤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었다. 아무리 봐도 집 밖으로 나갈 구멍이 없는데 어디로 없어졌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찾다가 지쳐서 앉아있으니 한쪽 벽면에 짐을 쌓아둔 깊숙한 구석에서 한 마리씩 나오는 걸 보고 정말 잘 숨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그쪽을 처음에 찾으면서 봤을 때는 전혀 보이지가 않았는데 어떻게 숨어있었는지 신기했다.

     

     

    그렇게 한참을 찾았는데도 인기척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정말 밖으로 나갔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그러니 밭에서도 며칠 동안 발견이 안되고 숨어 있었겠지.

     

    그 이후로도 밖에서 소리만 나면 숨어있던 곳으로 3마리가 동시에 들어가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조용해지면 또 한 마리씩 나와서 그제서야 자기들끼리 방에서 놀곤 했다.

     

    새끼 고양이 키우기

     

     

    집에는 강아지 용품밖에 없어서 강아지 물병을 뒀었는데 한번 먹기 시작하니 잘 적응하면서 물을 먹었다. 크기가 작으니 저렇게 들어가서 물을 마시기도 했다. 방 밖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박스로 막아놨었는데 궁금한지 저렇게 일어서서 밖을 보기도 했다.

     

    바깥세상이 많이 궁금했을거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계속 키울까도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상황이 되질 않아 무료 분양하기로 하고 고양이 카페에 가입해서 분양받을 사람들을 찾았다.

     

     

    단골 동물 병원에도 얘기를 해뒀었는데 새끼 고양이를 입양할 사람이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다. 초초하게 지나갈 때쯤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전화 연락들이 오기 시작했다.

     

    아직 어린 아기 고양이들이고 분유를 먹고 있어서 하루 종일 같이 있었으면 했는데 다들 직장인들이라 낮에 집에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안타깝게도 모두 거절을 했다. 몇몇은 오겠다고만 하고 연락은 불통이었다. 그렇게 연결이 되질 않고 있다가 인천에 사는 한 청년이 낮에도 돌볼 수 있다는 말에 분양을 결정하고 집에서 오기만을 기다렸다.

     

     

    인천에서 분양받기로 한 청년이 친구와 함께 왔다. 3마리 중 어느 고양이를 데려갈 건지 고민하고 있는데 한 녀석이 그 청년한테 다가가더니 품에 안기더라 자기가 갈 생각이 있었던 건지...

     

    청년은 자기 품에 안긴 녀석으로 분양받기로 하고 타고 온 자가용으로 같이 이동하는데 시원섭섭이라고 할까 키우고는 싶은데 여건이 되질 않아 이렇게라도 좋은 집사 만나는 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한 마리를 분양 보내고 2마리는 한동안 같이 지냈다.

     

     

    어린 녀석들이라 선 뜻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없었다. 나도 좀 더 크면 분양받을 사람들이 나타날 거라 생각하고 초초해하지 않기로 했다. 분유를 먹던 아기 고양이들이 벌써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 왔을 때는 저 사료 그릇도 커서 들어가다시피하면서 사료를 먹었는데 벌써 저 정도로 커 있었다. 성장 속도가 강아지보다도 훨씬 빠른 듯하다. 움직임이 벌써부터 빨라지기 시작했다. 강아지 그릇에 사료를 주면 잘 적응해서 식사때 되면 알아서 잘 먹는다.

     

    새끼고양이-분양
    새끼고양이분양

     

     

    벌써 집에서 사는 게 편해졌나 보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신기한 게 따로 배변유도를 하지 않아도 고양이 모래에 용변을 본다는 거였다. 강아지는 태어나서 한동안은 용변 교육을 해줘야 하는데 고양이는 처음 태어나 분유 먹는 시기만 지나면 알아서 자기가 화장실인 고양이모래를 찾아가서 용변 보는 걸 보니 신기하더라.

     

    덕분에 매일 바닥에 모래가 밟힌다. 고양이가 용변을 보고 발로 모래를 덮다 보니 이리저리 모래가 흩어지는 바람에 방에 들어가다 보면 늘 모래가 밟혀 치우기 바빴다.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다 어느 날 고양이를 분양받고 싶다는 전화 연락이 왔다. 신혼부부였다.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이 부부는 낮에도 돌볼 수 있다는 말에 일단 안심을 했다.

     

    약속을 하고 우리 집으로 와서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선택했다. 마음 같아서는 사이좋게 지내는 2마리를 다 분양했으면 했지만 신혼부부는 2마리는 부담스러워해서 1마리만 분양 보내기로 했다. 부부가 미리 준비한 고양이 이동장에 순순히 들어가더라 그렇게 한 마리도 분양 보내고 이제 한 녀석만 남게 되었다.

     

     

    한 마리가 분양받고 떠나는 날 남아있던 이 녀석이 없어진 녀석을 계속 찾고 있어서 마음이 짠했다. 같이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기분 탓인지 한 녀석이 없어지니 남아있는 새끼 고양이가 조용해지더라 일부러 정 붙을까 하고 이름도 정하지 않았는데 이 녀석마저 없으면 집안이 더 조용해지겠지 하고 생각을 해봤다.

     

    새끼고양이-구출
    새끼고양이구출

     

     

    혼자 지내는 걸 보면 짠하면서도 이제 따로 관리를 안 해도 알아서 잘 지내는 걸 보니 스스로 뿌듯해하기도 했다. 더운 여름인데도 내 곁에서 붙어서 잠을 자기도 하고 야옹 하고 따라오는 모습에 정이 많이 들어버렸다.

     

    혼자 남은 이 녀석은 이제 덩치가 많이 커져버렸다. 박스로 막아둔 방은 이제 쉽게 넘어와서 강아지 있는 방에 터를 잡고 지내고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말티즈가 처음에는 새끼 냥이를 가지고 놀았었는데 이제 새끼 고양이가 좀 커지니 이 녀석이 강아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불과 몇 주 만에... 성장이 빨랐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보다 덩치가 많이 커졌다.

     

    녀석이 성장하는 것만큼 내 고민도 커졌다. 우리 집에는 요코샤테리어와 말티즈를 키우는데 요코샤테이어는 선천적 간질이 있어 한 달에 몇 번씩 발작을 일으킨다.

     

    몸도 많이 약하고 인지력도 많이 떨어지는 강아지인데 새끼 고양이가 덩치가 커지더니 강아지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니 빨리 분양 보낼 수 밖에서 없었다.

     

    새끼고양이-구출기
    새끼고양이구출기

     

     

    활동량이 늘어나니 넓은 집에 가서 맘껏 놀기를 바랐다. 그러던 중 다시 전화 연락이 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젊은 여성이 분양받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약속을 잡고 같이 만나서 동네 동물 병원에서 고양이 이동장도 구입했다.

     

    마지막 새끼 고양이를 보내는 자리라 그동안 쓰던 용품들도 다 챙겨줬다. 떠나보내면서 그 녀석이 나를 쳐다보는 눈길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곳에서 맘껏 뛰어놀며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면서 녀석을 보냈다.

     

    새끼고양이 구출

     

    벌써 몇년이 지난 일이 되었지만 고양이 삼 남매가 늘 생각이 난다. 그때 그 텃밭에서 우리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만.. 덕분에 더웠던 여름날 좋은 추억이 되어줬던 새끼 고양이들이었다.

    입양된 그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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